[앵커]
지난달 경기도 의정부에서 인터넷 설치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업무 압박에 시달리다 감전사고를 당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.
용역 계약을 맺어 일하는 이른바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사지에 내몰리고 있습니다.
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.
[기자]
인터넷 설치기사 35살 김 모 씨는 지난달 목숨을 잃었습니다.
비 오는 날 작업을 강행하다가 감전사고를 당한 겁니다.
전봇대 위에는 전선이 거미줄처럼 뒤엉켜있었지만 제대로 된 안전장치도 없이 서둘러 작업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습니다.
사고가 발생한 장소입니다.
김 씨는 비 오는 날 전봇대에 올라가 인터넷 개통 작업을 하다 7m 높이에서 떨어졌습니다.
위험을 무릅쓰면서 작업할 수밖에 없던 건, 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 때문입니다.
김 씨 동료들은 사고 당일 아침에도 업체 관리자의 질책이 이어졌다고 증언합니다.
[SK브로드밴드 홈 고객센터 관계자 : 직원들이 실적 맞춘 거 개별 계약자들이 다 까먹었어. 개별 계약자가 무슨 의미인가 이렇게 되면. 정신 좀 차리십시오. 정신 좀.]
김 씨는 인터넷 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은, 이른바 특수고용직 종사자였습니다.
다른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업체의 관리를 받고 있었지만, 특수고용직이라는 신분 탓에 4대 보험 혜택은커녕 노동조합의 보호도 받지 못했습니다.
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없었습니다.
[동료 인터넷 설치기사 : 예전에는 비가 오면 올라가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, 최근에는 실적 압박 때문에 올라가지 말란 얘기는 없고 그냥 조심해서 하라고….]
지난 8월에도 특수고용직인 에어컨 설치기사가 작업하다가 추락하면서 크게 다치는 등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.
정부가 추산하는 특수고용직 종사자는 백만 명, 아직 별다른 대책은 없습니다.
[박지순 /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: 현행 노동법, 사회 보장법 등은 근로자가 아니면 사실상 아무런 보호도 받을 수 없도록 그렇게 돼 있는 게 문제입니다.]
위험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실적 압박에까지 시달리며 목숨을 내건 작업현장에 내몰리고 있습니다.
YTN 박서경[psk@ytn.co.kr]입니다.
▶ 기사 원문 : http://www.ytn.co.kr/_ln/0103_201610180503466512
▶ 제보 안내 : http://goo.gl/gEvsAL, 모바일앱, 8585@ytn.co.kr, #2424
▣ YTN 유튜브 채널 구독 : http://goo.gl/Ytb5SZ
[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/ Korea News Channel YTN ]